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 사고
1990년 6월 30일 경기도 화성군 (현 화성시) 서신면 백미리에 위치한 청소년수련원인
씨랜드에서 화재가 발생하여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진 사고이다.

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사고와는 관련이 없는 이미지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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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이야, 너는 어디에… - 시인 박경란 -
아이야
여섯살이잖니
두 손으로 셈하기에도
네 개나 남은 나이인데
엄마와 3더하기 3은 6
아직 일곱 여덟
셈하는 놀이도 끝나지 않았는데
하룻밤만 잔다더니
여직 그 곳에서 놀고 있니
호숫물이 맑아
바닥에 뒹구는 조약돌이
말갛게 보이듯
네 눈동자도 그리 맑았지
너의 향긋한 냄새는
너의 침대 베갯닛에도
너의 꼬꼬마 인형의 때묻은 뺨에도
그리고 지난 번 소풍에 찍었던
사진속의 네 미소에도
남아 있는데
너의 보송보송한 얼굴과
너의 고운 음성은
어디에 두었니
왜 그리 꼭꼭 숨었니
아이야!
네가 좋아하던 하늘나라에 누가 있더냐
너의 고사리 같은 손을 잡아주는 이 엄마 말고 누가 있더냐
너를 반겨 안아 주는 이 할머니더냐, 할아버지더냐
그래 아이야
엄마 없다 울지 말고
우리 다시 만날 때까지
그 분 손 놓지 말고 꼭 잡고 있으렴
장난기 많아
잠시도 가만 못 있는 아이야
두고 온 세상 궁금하여
무릎 꿇고 내려다 보겠지
너희들 맑은 눈으로
이 세상 구석구석 보다가
무심한 어른들
욕심많은 어른들
심술궃은 어른들이
만들어 둔 웅덩이가 있거든
아이야, 너희들이 천사되어
꿈속에서 일깨워 주려마
다시는 다시는 이런 슬픔이 없도록 말이다
아이야,
천사의 날개짓을 하고
오늘밤
또 내일밤
잠 못들어 뒤척이는 엄마 곁에
향긋한 너의 향기 뿌리며
오지 않겠니
내 그 때라도
너의 보들보들한 뺨에 내 얼굴을 비비고
너의 은행잎 같은 손을
내 눈에 대어
흐르는 눈물을 막아보련만
그렇게나마
너와 함께 할 수 있다면
이 내 질긴 목숨
그래도 어이어이 이어 보련만
아이야
오늘도 이 엄마는
너를 안았던 가슴이 너무 허전해
너를 부르며 피를 토한다
보고 싶은 내 아이야
귀여운 우리 아기야
2000년 6월 30일 시인 박 경 란
유족이 쓴 글이 아닌 시인 박경란님께서 희생된 어린이들을 기리기 위해 쓰신 추모시.
씨랜드 화재사건 이후로 30여 년이 지난 지금..
무엇이 변화됐으며 무엇이 나아졌을까?
관련법이 개정되기도 했고 안전에 대한 인식이 올라가기도 했지만
법 개정은 수년에 걸쳐 더디 되었으며,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것만 같다.
딱 그만한 아이들의 부모가 된 지금
미디어를 통해 다시한번 이 사건을 접하며
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흐르는 것은
꽃피워 보지도 못 하고 하늘로 올라간 천사같은 아이들에 대한
안타까움과
아직 크게 변한것이 없어 보이는
어른들의 안전불감증과 물질만능주의의 행태에 대한
미안함 이로구나..